고대 그리스 철학자들 사이에 꽤 오래 이어진 논쟁이 하나 있습니다. 테세우스가 크레타섬에서 돌아올 때 탔던 배를 아테네 사람들이 항구에 기념물로 보존했는데, 세월이 지나며 널빤지가 하나씩 썩을 때마다 새 나무로 갈아 끼웠다고 합니다. 그렇게 몇십 년이 지나고 나니, 처음 배를 이루던 나무 조각은 단 하나도 남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항구에 놓인 그 배는 여전히 '테세우스의 배'일까요, 아니면 이름만 같은 전혀 다른 배일까요. 이어져 왔으니 같은 배라는 입장과, 원래 재료가 하나도 안 남았으니 다른 물건이라는 입장이 지금까지도 철학 교재에 나란히 실려 있습니다.
뜬금없이 배 이야기를 꺼낸 건, PDO 실리프팅 상담을 하다 보면 딱 이 질문과 맞닿는 오해를 자주 만나기 때문입니다. 많은 분들이 실리프팅을 "얼굴 안에 실을 넣어서 그 실이 계속 붙잡아주는 시술"이라고 생각하십니다. 실이 마치 평생 남아있는 내부 지지대처럼요. 그런데 실제로 실리프팅에 쓰이는 폴리다이옥사논(PDO)이라는 실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몸 안에서 완전히 녹아 사라지도록 만들어진 재료입니다. 실은 애초에 계속 남아있으라고 넣는 게 아닙니다.
PDO 실, 정확히 무엇을 하는 시술인가
PDO 실은 수술용 봉합사에도 오래 쓰여온, 몸 안에서 스스로 분해되는 고분자 소재입니다. 가시 모양 돌기가 있거나 매끈한 형태의 가는 실을 피부 아래 지방층에 정해진 방향으로 넣어서, 처짐이 있는 조직을 그 자리에서 바로 들어 올리고 지지합니다. 시술 직후 거울로 확인되는 리프팅 효과는 이 즉각적인 기계적 지지 때문에 나타나는, 분명히 실재하는 변화입니다. 다만 이 재료가 실리프팅에 선택된 이유는 정해진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사라지는 성질 때문이기도 합니다. 실은 처음부터 '한시적인' 재료입니다.
녹는 데 걸리는 시간, 실제로 얼마나 될까
Li, Wang, Zhang(2026)은 제조 방식이 다른 PDO 실 여러 종류를 32주 동안 관찰하며 분해 속도를 추적했습니다. 결과는 두 단계로 나뉘었습니다. 처음 8주 정도는 질량 손실이 10% 미만으로 매우 더디게 진행되다가, 그 이후부터 분해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져 30주(약 7개월) 무렵에는 실 질량의 95% 이상이 사라졌습니다. 실이 버티는 힘, 즉 인장강도는 질량보다 더 빨리 떨어져서 16주 즈음이면 대부분 소실되었습니다. 연구진은 실이 물리적인 형태를 유지하는 기간을 대략 12주 정도로 보았고, 그 이후의 리프팅 효과는 실이 아니라 "새로 생겨난 섬유성 결합조직"이 주로 담당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다시 말해, 눈에 보이지 않는 사이 낡은 널빤지가 이미 새 나무로 조용히 교체되고 있었던 셈입니다.
실을 더 많이 넣으면 배가 더 튼튼해질까
실 자체가 한시적인 지지대라면, 자연스럽게 드는 다음 질문은 '그럼 실을 더 많이 넣으면 효과가 더 오래가지 않을까'입니다. Germani 등(2025)은 이를 직접 무작위 대조시험으로 확인했습니다. 22명을 대상으로 한쪽은 6가닥(반측당 3가닥), 다른 쪽은 12가닥(반측당 6가닥)의 PDO 실을 중안면에 시술한 뒤 20일, 60일 시점에 조직 이동량과 환자·전문가가 평가한 만족도를 비교했습니다. 20일째에는 두 그룹 모두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 그런데 60일째가 되자 두 그룹 모두 초기 효과가 비슷한 폭으로 줄어들어 있었고, 조직 이동량(P=.821)이나 만족도(환자 평가 P=.31, 전문가 평가 P=.56) 모두 실 개수에 따른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실을 두 배로 넣는다고 효과가 두 배로 오래가지는 않았다는 뜻입니다. 결국 두 달 이후까지 남는 효과를 결정하는 건 '실을 얼마나 많이 넣었는가'가 아닌 것입니다.
그럼 정말 콜라겐이 새로 생기긴 하는 걸까
실 개수가 답이 아니라면, 남는 후보는 실이 자극하는 생물학적 반응, 즉 콜라겐 생성입니다. Soen, Hidayat, Widowati(2025)는 자외선(UVB)으로 광노화를 유도한 늙은 쥐 모델에 PDO, PLLA, PCL 세 가지 실을 각각 삽입하고 8주 뒤 진피 콜라겐 밀도와 콜라겐 1형·3형 비율을 어린 쥐 대조군, 노화 대조군과 비교했습니다. 세 가지 실 모두 콜라겐 밀도를 어린 쥐 대조군과 "비슷한 수준"까지 끌어올렸습니다. 즉 실이 콜라겐 생성을 자극한다는 것은 마케팅 문구가 아니라 실제로 측정된 결과였습니다. 다만 PDO는 세 재료 가운데 효과가 가장 약한 편이었고, 같은 8주 시점에서 PCL 실이 콜라겐 밀도와 관련 유전자 발현 모두에서 더 우수한 결과를 보였습니다.
그 사이, 실이 아직 남아있는 동안 생길 수 있는 일
시술 직후부터 완전히 녹기까지의 기간은 부작용이 몰려있는 구간이기도 합니다. Zhou와 Zhuang(2026)은 26편의 연구, 총 2,827명의 자료를 모은 메타분석에서 초기 부작용으로 부종 34%, 멍 26%, 통증 11%을 보고했는데, 대부분 시술 후 몇 주 안에 자연스럽게 가라앉는 일시적인 반응이었습니다. 임상적으로 더 눈여겨볼 부분은 뒤늦게 나타나는 부작용들입니다. 실이 만져지거나 겉으로 비치는 경우 약 10%, 피부가 움푹 들어가는 경우 7%, 저림 등 감각 이상 6%, 실이 피부 밖으로 드러나는 경우 5%, 감염 2%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문제들은 대부분 아직 새 조직으로 완전히 교체되지 않은, 원래의 낡은 널빤지가 그 자리에 그대로 만져지는 구간에서 생기는 일들입니다.
그래서 결론은
시술 6개월쯤 뒤, 항구에 남아있는 배는 원래 들어갔던 실이 아니라 그 실이 자극해서 새로 만들어진 결합조직입니다. 이 사실이 실리프팅 자체를 피해야 할 이유가 되는 건 아닙니다. 콜라겐을 새로 만들어내는 효과는 실제로 측정되는, 분명히 존재하는 반응입니다. 적절한 대상과 적절한 디자인이 갖춰진다면, 실은 몸이 스스로 새 조직을 짓도록 자극하는 꽤 괜찮은 방아쇠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상담을 받으실 때 "이 실이 얼마나 오래 안에 남아있나요"보다 더 중요하게 물어야 할 질문은 따로 있습니다. 실이 다 녹고 난 뒤, 그 자리에 실제로 얼마나 튼튼한 새 조직이 자리 잡았는가 하는 것입니다. 항구에 오래 남는 건 결국 널빤지가 아니라, 그 널빤지가 있었기에 새로 지어진 배 쪽입니다.
참고문헌
Germani, M., Munoz-Lora, V. R. M., Carnevali, A. C. N., Geroldo, A. M., Teixeira, F. F., & Giro, G. (2025). Is more always better? A randomized comparative clinical trial about the impact of polydioxanone threads quantity for facial lifting. Aesthetic Surgery Journal Open Forum, 7, ojaf002. https://doi.org/10.1093/asjof/ojaf002
Li, D., Wang, Q., & Zhang, K. (2026). Effect of processing technology on the degradation behavior of poly(p-dioxanone) cog threads. Aesthetic Surgery Journal Open Forum, 8, ojag073. https://doi.org/10.1093/asjof/ojag073
Soen, M., Hidayat, M., & Widowati, W. (2025). Enhancing dermal collagen density towards youthfulness: A comparative study of PCL, PLLA, and PDO thread implantation in aging rats model. Iranian Journal of Basic Medical Sciences, 28(2), 151–157. https://doi.org/10.22038/ijbms.2024.80494.17428
Zhou, X., & Zhuang, S. (2026). A meta-analysis of complications of thread lifting. Frontiers in Surgery, 13, Article 1769458. https://doi.org/10.3389/fsurg.2026.17694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