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를 해도, 마사지를 해도, 심지어 살이 많이 빠진 뒤에도 유독 턱 밑만 그대로인 분들이 있습니다. 진료실에서 이런 분들을 만나면 저는 먼저 손으로 그 부위를 촉진해봅니다. 손끝에 걸리는 게 물렁한 지방이 아니라 둥글고 단단한 덩어리라면, 범인은 지방도 근육도 아니라 침샘, 정확히는 턱밑샘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턱밑샘은 아래턱뼈 바로 아래, 흔히 "턱선이 무겁다"거나 "이중턱 같다"는 말을 들을 때 실제로는 지방이 아니라 이 샘이 원인인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게다가 이 샘은 또 하나의 흔한 고민과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자는 동안 베개가 젖어 있다거나, 평소 침이 많다고 느끼는 분들의 상당수도 결국 같은 샘의 문제를 안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죠. 얼핏 전혀 다른 두 가지 불만처럼 보이지만, 임상적으로는 같은 구조물을 가리키고 있는 셈입니다.
턱밑샘 보톡스는 정확히 무엇을 하는 시술인가
보톡스는 몸 어디에 놓든 원리가 같습니다. 신경 말단에서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나오는 것을 막는 것이죠. 근육에 놓으면 근육 수축이 줄어들고, 침샘에 놓으면 분비 자체가 줄어듭니다. 턱밑샘에 보톡스를 놓으면 우선 침 분비량이 눈에 띄게 줄고, 반복 시술을 거치면서 샘 자체의 부피도 서서히 줄어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 시술은 원래 침 흘림 치료 목적으로 쓰이다가, 최근에는 저작근을 건드리지 않고도 턱선 하단을 부드럽게 만드는 미용 목적으로도 많이 쓰이게 되었습니다. Hong(2023)의 리뷰에 따르면, 이웃한 귀밑샘의 경우 교근보다 얕게 20~30단위 정도를 주입하는 프로토콜이 소개되어 있는데, 동시에 양쪽 주요 침샘을 고용량으로 함께 치료하면 입이 심하게 마르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경고도 함께 담고 있습니다. 턱밑샘이 평소 침 분비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이 시술은 사각턱 교근 보톡스와는 전혀 다른 시술입니다. 같은 턱선이라도 겨냥하는 위치와 조직이 다릅니다.
사체 연구가 찾아낸 좌표
문제는 이 샘이 피부 밖에서는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의사들은 오랫동안 겉으로 만져지는 뼈의 위치, 즉 표면 랜드마크에 의존해 주사 위치를 정해왔습니다. 이 분야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연구 중 하나가 Lee 등(2010)의 사체 해부 연구입니다. 사체 20구, 턱밑샘 34개를 직접 해부해 정확한 위치를 측정한 결과, 하악각(턱뼈 모서리)에서 이하점(턱 끝)까지 이어지는 가상의 선을 그었을 때, 하악각 쪽에서 20~35% 지점, 하악골 아래쪽 경계에서 약 1.5cm 아래, 피부에서 약 2.0cm 깊이가 안전하게 샘에 닿는 구역이라는 결론을 냈습니다. 말하자면 눈으로 직접 보지 않고도 샘을 찾을 수 있도록, 얼굴의 선을 하나의 공식으로 바꿔놓은 셈입니다.
그 공식, 실제로 얼마나 잘 맞을까
여기서부터가 이 글에서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저 역시 대학원 박사과정에서 턱밑샘·귀밑샘 보톡스 주입 시 랜드마크의 정확도를 주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미 발표된 연구들을 살펴보면 흥미로운 패턴이 반복해서 나타납니다. So 등(2017)은 신선 냉동 사체 6구를 대상으로, 한쪽은 촉진(랜드마크)만으로, 반대쪽은 실시간 초음파를 보면서 각각 색이 다른 염료를 주입한 뒤 해부해서 실제로 어디에 들어갔는지 확인했습니다. 결과는 샘마다 크게 달랐습니다. 귀밑샘처럼 턱뼈 모서리 뒤쪽 넓고 여유 있는 공간에 자리한 샘은 촉진만으로도 79.17%의 정확도를 보였고, 초음파를 쓰면 95.83%로 올라갔지만 그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이 글의 주제인 턱밑샘은 상황이 달랐습니다. 촉진만으로는 정확도가 50.00%에 그쳤고, 초음파를 쓰면 91.67%까지 올라갔으며, 이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했습니다(p=.025). 두 샘을 합산한 전체 정확도도 촉진 69.4% 대 초음파 94.4%(p=.006)로 뚜렷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쉽게 말하면, 귀밑샘은 감으로 찾아도 어지간하면 맞지만, 턱밑샘은 감으로 찾을 경우 두 번에 한 번꼴로 빗나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빗나간 주사는 대개 턱밑샘 대신 그 아래 설골설근이나 피하조직으로 들어갑니다.
빗나갔을 때 실제로 벌어지는 일
숫자만으로는 와닿지 않을 수 있어, 올해 발표된 실제 증례 하나를 소개합니다. Yang과 Yi(2026)가 보고한 사례로, 기저 질환이 전혀 없던 37세 여성이 순수하게 미용 목적으로 초음파 없이 촉진만으로 양쪽 턱밑샘에 보톡스를 한쪽당 20단위씩, 총 40단위를 주입받았습니다. 시술 다음 날부터 목 안이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더니, 이틀째에는 실제로 음식을 삼키기 어려워졌고, 물을 마시다 사레들리거나 코로 역류하는 증상까지 나타났습니다. 저자들은 독소가 주변 인두 근육으로 퍼졌거나, 침 분비가 지나치게 줄어들어 음식을 삼키는 데 필요한 침이 부족해졌을 가능성을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턱 당기기 자세, 셰이커 운동, 마사코 술기, 신경근 전기자극 등 체계적인 삼킴 재활치료를 3개월 가까이 받고 나서야 기능 점수가 크게 호전되었고,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오기까지는 5개월이 걸렸습니다. 이 환자의 사례가 특별히 잘못된 시술이어서가 아니라, 지금도 흔히 쓰이는 촉진 단독 방식 안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점이 오히려 더 중요합니다.
그래서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요
이 데이터가 촉진 방식 자체를 완전히 그만두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특히 귀밑샘처럼 해부학적으로 여유가 있는 부위라면 촉진과 초음파의 정확도 차이는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실제로 궁금해하는 턱밑샘만큼은 이야기가 다릅니다. 촉진만으로도 대부분은 괜찮습니다. 다만 가끔 그렇지 않을 때가 있고, 그 대가를 치르는 부위가 얼굴 윤곽보다 훨씬 중요한 기능, 즉 삼키는 능력이라는 점을 생각해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문헌
Hong, S. O. (2023). Cosmetic treatment using botulinum toxin in the oral and maxillofacial area: A narrative review of esthetic techniques. Toxins, 15(2), 82. https://doi.org/10.3390/toxins15020082
Lee, J. H., Lee, B. N., Kwon, S. O., Chung, R. H., & Han, S. H. (2010). Anatomical localization of submandibular gland for botulinum toxin injection. Surgical and Radiologic Anatomy, 32(10), 945–949. https://doi.org/10.1007/s00276-010-0647-z
So, J. I., Song, D. H., Park, J. H., Choi, E., Yoon, J. Y., Yoo, Y., & Chung, M. E. (2017). Accuracy of ultrasound-guided and non-ultrasound-guided botulinum toxin injection into cadaver salivary glands. Annals of Rehabilitation Medicine, 41(1), 51–57. https://doi.org/10.5535/arm.2017.41.1.51
Yang, S., & Yi, Y. G. (2026). Dysphagia after cosmetic submandibular gland botulinum neurotoxin type A injection: A case report. Healthcare, 14(2), 235. https://doi.org/10.3390/healthcare14020235